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문제 해결과 이상직 의원 처벌을 촉구했다. (사진=안정훈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에서 시작해 대량 정리해고로 번진 이스타항공 사태가 9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가 해고 철회 및 이상직 의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대위는 이스타항공의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편법 증여를 했다고 주장하며 신속한 수사 및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월 29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상직 의원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4차례의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전주지검으로 이관된 사건은 수많은 언론이 이상직 의원에 대한 비리의혹을 보도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환이나 압수수색조차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스타항공 문제는 단순히 1100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라는 걸 넘어서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사회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고용문제, 노동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부여당이 어떤 관점을 가졌지 보여줄 것이고, 그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이상직 의원의 불법과 탈법을 묵인하지 않고 정리해고 된 노동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제대로 된 항공산업에 대한 정책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장은 “이스타항공 사태를 해결해 달라며 9개월째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사와 국회 앞에서 절규하고 있지만, 집권여당은 한결같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집권여당 의지에 발맞춰 국세청·검찰·고용노동부 등 관련된 모든 정부부처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책임자 처벌과 조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주 언론에서 보도되었던 이상직 의원의 재산은닉, 회사자금 횡령배임, 뇌물공여, 부당인사, 부정 공천 개입, 허위사실 유포 등 셀 수 없는 비리를 모두 눈감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은 과거 촛불로 무너진 전 정권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전 이스타항공의 직원들은 1700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40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노조는 체불 임금 일부 포기와 무급 순환휴직 등을 제시했으나, 이스타항공 측은 지난 9월 600여명, 지난달 60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임금 체불 문제, 노조와의 갈등, 이상직 의원 문제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