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시민들 사이에서 상동역 세이브존 뒷편은 '상동 먹자골목'으로 불린다. (사진=안정훈 기자)

부천시 직장인들의 1호 회식장소로 꼽히는 상동 먹자골목에서 한 골목에서만 4개의 ‘임대’ 안내문이 붙었다.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이 하나둘 상동을 떠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상동역 세이브존 뒷편에서부터 계남공원까지의 골목은 부천시민들에게 ‘상동 먹자골목’으로 불린다. 상동이 부천시 대표 번화가가 된 이후로 늘 호황이었던 먹자골목이었으나 지금은 많은 가게가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세이브존 뒷골목의 경우200m의 짧은 거리에‘임대’안내문이 붙은 음식점이4개나 됐다.국밥집,고기집,포차 등이 간판을 내렸다.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곳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상동에서 토스트가게를 운영하는A씨는“사회적 거리두기가 하향 조정되면서 현재는 조금 나아졌지만 전년도보다 훨씬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 업종(토스트가게)은 특성상 행사에 단체 배달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행사들이 죄다 취소되다 보니 단체 주문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지금은 나아졌지만 내년까지 이럴 것(적자가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손님들은 여전히 사람 왕래가 많은 번화가를 다니는 건 꺼린다는 입장이다. 3일 먹자골목의 카페에서 공부하던 김씨(29)는“최근까지 외식은 배달음식만 먹고 나가서 먹지 않았다.그것 때문에 약속까지 다 취소했을 정도”라며“조만간 시험을 쳐야 하는데 코로나19라도 걸리면 시험도 못 치게 된다.간혹 카페는 나오지만 아직 외식은 잘 안한다”고 했다.

터미널 내 매점도 ‘임대’···반년 전 그 가게 어디로

부천 상동역 내부의 한 매점. 가게 옆 기둥에는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부천 뉴코아 아울렛과 붙어있는 부천소풍터미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중교통을 통한 감염 우려도 커졌고, 이용객이 줄어들었다. 이용객이 줄면서 운수업체도 배차를 줄였다.

평택시 안중읍을 가기 위해 터미널에서 기다리던 김씨(30)는“안중을 가는 사람은 없어 항상 예매를 하지 않고 터미널에 왔는데,늘(안중행 시외버스를)타던 시간대에 터미널에 왔더니 버스가 없어 놀랐던 적이 있다”며“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로 가 기차를 탄 적이 있다.몇 달 전 일이긴 하지만 코로나19상황이 체감됐다”고 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들을 위해 토스트 등을 팔던 매점에도‘임대’안내문이 붙었다.이 매점은 지난2월 서남투데이가 서남권 터미널을 취재할 때만 해도 영업하던 곳이다.

당시 점주는“터미널 자체에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게 눈에 보인다”며“손님도 바닥이고,매출이 심하게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 바 있다.

한편,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부천시 음식점은 총 470곳이다. 이중 상동에서 폐업한 음식점은 총 6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