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순의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은 한국 주식시장 황제주였다. 그해 7월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45만으로 전년비 3배 가까이 급등해 코스피 6위에 오르기도 했다.

13억 중국인들이 설화수,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비롯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구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행 자유화로 한국을 찾는 연 700만 명의 중국인들이 한국 면세점에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싹쓸이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며 끝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중국발 수요가 견인하는 흔들림 없는 성장'(NH투자증권 한국희), '시총 6위, 한국 대표산업의 축을 바꾼다'(IBK투자증권. 안지영), '알고도 못 막는 거침없는 질주'(다올투자증권, 김영옥)가 당시 증권사 보고서 제목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한한령(限韓令)이 터지며 중국인들이 애국 소비 운동에 나섰고, 중국 내수경기가 악화됐고, 코로나19가 터졌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급감했고 주가도 맥없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