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G2 부상 후에 최근의 특징적 국제정세는 ‘지정학의 귀환’으로 불리는 강대국 정치의 부활이다. 이런 추세 하에 새로 출범한 미국 바이든 정부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와 가치동맹을 기치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쿼드(Quad)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러시아, 북한 등 자기우방들과 연대하여 미국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미중 갈등이 양국의 단순한 통상무역 분쟁을 넘어 이념전쟁과 블럭화 현상으로 확대되어 신냉전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형동 칭다오대학교 석좌교수

중국은 이미 세기를 압축하는 경제적 급성장을 바탕으로 패권국인 미국에 도전하는 세력전이(Power transition)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진핑은 “중국몽”을 외치면서 2049년까지 ‘두 개의 백년’을 완성해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을 천명했다.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을 실현한다는 국가목표 하에 ‘분발유위(奮發有爲)’의 적극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한국전을 통해 대미 적대의식이 강한데다 아직도 공산혁명을 공고히 하려면 적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 미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이념적 관념차이가 미중간 필연적인 적대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기조는 민주국가들과의 가치동맹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압박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