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서정원 ]
‘혀의 맛 지도’라는 걸 보신 적이 있나요? 혀에서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부위를 나눠서 설명한 그림입니다. 예전의 과학 교과서에는 나와있어서, 이를 배우신 분도, 처음 들어보신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이를 꽤 일찍 접했는데, 유치원 시절 언니의 책장에서 꺼내보았던 과학 학습 만화로부터였습니다. 신기하게도 내용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만화 주인공들은 혀의 맛 지도를 보고 혀에는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 구역이 없다며 매운 걸 먹었다가, 너무 매워서 혼쭐이 납니다. 바로 다음 장면이 아마도 입에서 불을 뿜는 그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에피소드의 취지는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만화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저는 또 다른 부분에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맛 지도에 나와있는 대로라면 맛별로 혀 구역이 나뉘어 있으니, 특정 맛을 아예 다른 맛 구역에 갖다 대보면 아무 맛도 안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당시 행동력이 강한 유치원생이던 저는 혀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바로 주방으로 가 찬장의 소금을 꺼내서 단맛 구역에 대보았습니다. 결말은 다들 예상하실 것 같습니다. 너무 짜서 바로 뱉었습니다. 이 만화는 엉터리라고 투덜거렸습니다. 실제로 혀의 맛 지도는 2006년 네이처지로부터 잘못된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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