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투표해요!
인천시사회서비스원(원장‧황흥구) 산하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미추홀푸르내’ 거주 장애인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2일 오후 푸르내 3층에 상자로 만든 간이 기표소가 섰다. “도장은 종이 한 장에 하나만 찍는 거예요. 여기저기 찍으면 안 돼요. 도장을 찍었으면 종이를 접어서 여기에 넣어보세요.” 생활지도원이 기표 방법부터 용지를 접어서 투표함에 넣는 과정을 일일이 알려준다.
한 명씩 도장과 종이를 들고 기표소 앞에 선다. 투표권이 있는 거주 장애인 대부분 숫자와 글자를 읽지 못하기에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위치에 도장을 누른다. 도장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기표를 여러 번 하는 탓에 ‘무효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일에 참여한다는 마음이 자란다. 2일~5일 매일 연습해볼 생각이다.
투표를 연습한 다음에는 공약을 살핀다. 거주인 앞으로 온 공보물을 펼쳐 보인다. 알록달록한 색과 다양한 디자인 덕분에 금세 관심을 나타낸다. 생활지도원이 그 안에 적혀 있는 어려운 말들을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한다.
모의 투표를 함께 한 발달장애인 박성민(가명) 씨는 공보물을 들어 보이며 “투표하러 갈거야. 10시에 모여서. 걸어서 가면 십분 걸려”라며 설명해준 내용을 기억해냈다.
투표권이 있는 장애인은 모두 5명이다. 4월5~6일 사전 투표에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에도 참여한 유경험자들이다. 투표 장소는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거주인이 있어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
장경희 미추홀푸르내 센터장은 “투표장에 가서 비장애인과 함께 순서를 기다리며 투표를 하고 나오는 과정 자체가 이들에게는 큰 훈련이다”며 “장애인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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