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유세웅 ]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분이 퇴원을 하고 나면 정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보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면역억제제 용량을 조절한다. 환자분들이 외래에 오는 날이면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불편한 점과 궁금한 점은 없으셨는지 여쭤보고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검사와 일정을 설명드린다. 심장 이식 환자분들이 외래에서 시행하는 여러 검사 중에서, 1년마다 심초음파 촬영을 통해 심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심장이 잘 뛰고 있는지, 판막 기능은 이상이 없는지와 같이 중요한 정보를 비교적 빠르고 효과적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 이식 환자의 경우 심초음파를 1번 촬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보험이 적용되어 약 5만원 정도이다.

쌀쌀한 바람이 불던 어느 가을날, 출근해서 외래 진료를 보러 오시는 환자분들의 명단을 확인했다. 총 10분의 환자분이 병원에 오시는 날이었다. 한 분, 한 분 상담을 마치고 나서 한 환자분이 들어오셨다. 선한 인상에 덥수룩한 수염, 그리고 뭔가 위축되어 보이는 몸짓. 내가 느낀 환자분의 첫인상이었다. 환자분과 상담을 하던 중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심장 이식 환자분들이 상태가 호전되면 보통 3개월마다 외래 진료를 보면서 경과를 확인한다. 근데 이 환자분은 6개월 만에 진료를 보러 오셨고 저번 외래 때 처방되어 있던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순간적으로 ‘환자분이 의료진과 세운 치료계획을 잘 따르지 않으시고 건강 관리에 소홀하신 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환자분께 질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