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김남금 ]

삶을 송두리째 잃지 않으려면 일정한 노동이 필요하다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소비주의 사회에서 노동을 일정한 강도로 지켜내기에는 쉽지 않다. 노동은 신성하지만, 먹고사는데 매달리다 보면 일이 점점 몸과 마음을 집어삼킨다. 먹고사는 문제는 어른이라면 누구라도 피할 수 없다. 적어도 내 밥값은 해야 하는데 밥값을 버는 일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분분한 견해가 있다. 기본 생계를 해결하고 나아가 자아실현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확률은 잭팟이 터지는 것처럼 희박하다.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육체도 정신도 시들시들해진다. 이때 단비를 뿌릴 수 있는 존재는 눈에 안 보이는 신이 아니라 바로 노동 주체인 나 자신이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느라 몸과 마음에 멍이 파랗게 든 것을 보고 파리로 날아갈 계획을 세웠다. 구글 지도에서 가고 싶은 곳에 깃발을 꽂는 순간, 꺼져가던 영혼에 불이 들어온다. 이건 병일까? 파리 16구 파시에 있는 발자크 뮤지엄을 마음에 챙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