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김남금 ]

@코르도바, 스페인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꼭 만나게 되는 정보 중 하나는 소매치기 이야기이다. 소매치기를 당한 사람의 후기를 읽으면 두려움의 씨앗이 싹트고 점점 자라서 거대한 하나의 숲으로 변한다. 여행지에서 소매치기를 겪은 경험자의 서술에 대한 절대적 관점을 믿고, 낯선 곳에 대한 상상력이 더해져 깊은 숲에 한 번 들어가면 헤쳐나가기 힘든 정글이 되어 버린다. 두려움은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되어 활활 타올라 좀처럼 끄기 힘들다. 콜럼버스 시대에 탐험을 떠나는 이는 한정되어 있었고, 소수만이 미대륙을 밟았다. 미대륙을 밟은 소수가 보고 느낀 것을 적은 책이,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서 ‘야만인’ 개념이 태어났다. 원주민은 열등한 종으로 묘사되는 왜곡된 시선이 자리 잡았다. 소매치기 이야기도 이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