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지구상에 자본주의가 본격 등장하면서 덩달아 영향력이 막강해진 곳이 은행(Bank)이었다. 은행은 자본가에게는 상냥했지만 서민과 돈 없는 자들에게는 야박했다. 이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고도 높았다.
누군가가 이를 안타까워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끼리 예금하고 우리끼리 대출하자. 그러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돈을 빌릴 수 있고 은행에 담보를 안 잡혀도 된다."
이런 아이디어에 기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금융기관이 상호금융(Mutual finance)이다.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상호금융은 비전은 숭고했으나 이제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경쟁 상대인 은행에 비해 자금 조달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상호금융의 주요 고객인 서민과 중소기업을 은행이 효과적으로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 없이 신용대출을 해준다는 원래 취지와 달리 담보 대출 비중이 높아지는 등 상호금융의 성격이 변질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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