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병훈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4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대한민국 예술교육의 요람이 개점휴업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2년 개교 당시 “국내 교육만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칠 수 있는 우수한 문화예술인을 양성하겠다”라는 목표를 내걸었던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지난 30년간 졸업생들의 종횡무진 맹활약 속에 국내외 문화예술계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비롯해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아시아 최초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박세은, 오스카상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배우 이선균, 박소담 등이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지난해 개교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30년의 목표는 많은 외국인 교수님과 유학생이 찾는 ‘유학 오는 학교’를 만들겠다”라며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정반대 정책기조는 이 같은 활약과 포부를 무색게 하며 오히려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의 요람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개점휴업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2024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운영’ 예산은 385억원으로, 전년대비 21.9% 감액됐는데, ‘시설관리 및 개보수(-61.0%)’ 등 경상운영비 60억원, ‘예술교류 활성화(-55.3%)’ 및 ‘예술영재교육(-26.3%)’ 등 사업비 48억원 등 총 108억원이 삭감됐다.
감액된 예산은 대외기관 교류행사 및 공연·협력체결, 예술영재 발굴 및 육성,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연구, 작가 양성 프로그램 지원 등을 위한 예산으로, 현장과 실기 위주의 교육을 통해 ‘예술영재 발굴 및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통한 세계 수준의 창조적인 전문예술인 양성’한다는 한예종 설립 취지와 달리, 강의실에 틀어박혀 이론 수업에나 몰두하라는 것이냐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이병훈 의원은 “많은 한예종 출신 학생들이 문화예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상황에서, 이 같은 활약에 찬물을 끼얹는 윤석열 정부의 문화적 무지가 한심스럽다”라며 “윤 정부가 아마추어적인 문화정책으로 일관한다면 예술 인재의 해외 유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의원은 이어, “교육환경 개선과 학생 안전을 위한 시설예산을 절반 넘게 깎아버린 것은 또 무슨 이유인가”라며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공들여 쌓은 문화강국 이미지가 세계잼버리 파행으로 무너져 내렸을 때도 ‘나라망신’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낸 것이 K팝이자 자랑스러운 K-컬처였음을 벌써 잊었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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