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변 주거의 패러다임을 바꿀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시는 한강변 생활권에 특화된 2~5구역의 통합적 기획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글로벌 매력 도시로 거듭날 서울의 대표 주거단지인 압구정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준공된 지 40여 년이 넘은 압구정 아파트는 서울 한강 중심부에 위치했음에도 판상형 아파트로 획일적인 경관을 형성해 왔다.
1950년대까지도 한강은 배를 띄우거나 수영이 가능했던 곳이었지만, 1960년대 중반 한강 개발이 시작된 이후 콘크리트로 덮이고, 대형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주변 풍광은 삭막해졌다.
이에 서울시는 한강의 매력과 가치를 담는 주거단지 조성을 목표로 ‘압구정 2~5구역 신속통합기획안’을 마련했다. 이번 기획안을 통해 압구정 아파트가 ‘미래 한강의 매력적 수변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단지’(773,000㎡, 50층 내외, 11,800세대 규모)로 거듭난다.
특히, 압구정 2~5구역이 동시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함에 따라, 개별 단지계획 차원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경관, 보행, 녹지, 교통체계 등이 일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압구정 2~5구역 종합계획안’을 마련했다.
현재 압구정동에선 미성, 현대, 한양 등의 아파트 1만여 가구가 6개 구역으로 나뉘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2~5구역이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했다.
압구정 2~5구역 종합계획안의 3가지 전략은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 형성 ▲여가·문화 생태계 조성으로 성수-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보행 가로 활성화 및 미래 주거공간 계획 이다.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한강변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파노라마 경관 형성
먼저, 서울시는 부채꼴로 펼쳐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창의·혁신 디자인 도입’과 함께 경직된 높이 규제를 없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단조롭고 사유화된 한강변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해 리듬감 있는 도시경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시계획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신속통합기획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한강변 입지 특성 및 경관성을 고려해 최고 층수를 35층 → 50층 내외로 계획했으며, 한강변 첫 주동 15층 규제도 유연하게 적용했다. 시는 창의·혁신 디자인 도입 시 높이계획을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압구정은 ‘곶(串) 곶 : 부리 모양으로 뾰족하게 뻗은 육지’의 형상을 띈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으로, 과거 한명회가 정자를 짓고, 겸재 정선이 그림을 그릴 정도로 경관 및 접근성이 뛰어나 서울시민의 여가·문화 장소로서 애용되고 있다.
아울러, 강남·북을 잇는 동호대교, 성수대교를 따라 광역통경축을 형성하고,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공원 등 강북의 주요 자원과 압구정의 보행통경축을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경관을 유도했다.
이와 함께 한강변 30m 구간은 수변 특화 구간으로 설정해 주민공유시설, 열린 공간, 조망 명소 등 특화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자연이 경계 없이 융합하는 한강변을 조성할 계획이다.
여가·문화·생태계 조성으로 성수-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둘째, 강북(성수)과 강남(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 수변이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구역별로 특화된 수변거점을 조성해 강과의 유대감을 회복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여가·문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압구정3구역 조합에서 공공기여로 제안한 압구정~성수 보행교(자전거)를 시에서 수용함에 따라, 강남의 상업·문화 기능(가로수길, 로데오거리 등)과 강북의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삼표부지, 성수동), 서울숲의 자연이 도보 30분의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보행교는 자전거 및 미래교통수단(PM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응봉역까지 이어지는 보행교를 통해 강북~강남까지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주민의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각 구역별로는 2구역의 수변 커뮤니티 시설(여가거점), 3구역의 덮개시설(문화거점), 4, 5구역에 조망데크공원(조망거점)을 설치해 서울시민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한강변으로 거듭난다.
현재 압구정 한강변은 한강 둔치의 폭이 매우 좁아, 시민의 여가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용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압구정 수변거점은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한강변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설계를 통해 한강변을 찾는 시민의 여가·문화 활동을 돕는다.
활력 넘치는 보행가로 조성 및 다양한 기능과 사회적 수요를 담는 미래공간 계획
마지막으로, 현재 아파트로 단절된 ‘한강가는 길’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근린생활시설 및 주민공유시설을 배치하고, 미래 주거문화를 담는 생활공간 설계를 통해 주민의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한강변 수변거점과 연결되는 각 구역별 남·북간 보행축에는 연도형 상업시설, 주민공동시설, 생태녹지 등이 함께 조성된다. 동·서방향으로는 압구정로를 따라 근린생활시설과 공원이 교차 배치돼 걷고 머무르는 다채로운 보행 활동이 있는 가로로 조성된다.
남·북간 보행축은 가로수길, 병원거리, 압구정로데오거리와 연결돼 압구정을 찾는 시민이 한강변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동·서간 보행축은 압구정로의 상업 가로와 맞대응해 활력있는 거리로 조성된다.
특히, 3구역의 경우 압구정역에 가까운 일부분을 3종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상업·업무·문화 등 다양한 복합기능을 유도함으로써, 역세권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또한, 구역 내 공공임대주택 및 분양세대 거주공간의 배치와 품질을 동일하게 계획하여 적극적인 소셜믹스가 이뤄질 수 있게하였으며,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래 주거문화에 대응해 주거공간이 잠만 자는 곳이 아닌 휴식과 여가가 함께 하는 생활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공공기여 원칙, 구역별 공공임대주택 확보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공공주택이 확보될 계획이다. (약 1,200여세대 내외)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생활양식)에 맞춤형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설계옵션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사로봇·드론택배 시스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공유 사무실 및 다목적 문화공간, 첨단기술을 활용한 자율주차 시스템 등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6월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열람공고하고,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법적절차를 거쳐 신속히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속통합기획의 취지가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신속통합기획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단지는 일반사업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등 엄격히 관리할 방침이다.
조남준 도시계획국장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던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한강을 향유할 수 있게끔 도시의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사례가 한강의 잠재력을 살린 세계적인 수변도시 모델로, 선도적 주거문화를 이끌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로그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