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황선미 ]
처음 만났을 당시 대학생이었던 A는 세월호 속에서 세상을 떠난 학생들과 같은 나이였다. 소식을 뉴스로 들었을 뿐인데도 같은 하늘 아래 살던 동급생들의 죽음은 A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A는 그동안 자기 삶에는 없었던 생과 사의 주제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워했다.
삶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죽음과의 접촉은 조심스럽다. 은 처음부터 세트였고 그 순서는 뒤바뀔 수 없어서 삶이 정립된 다음에야 죽음이 소화될 수 있는 법인데 생명력이 충분히 발휘되기 전에 들어온 죽음은 아차 싶으면 사람을 그쪽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A의 가슴앓이도 그중 하나였다. A는 자신에게도 닥쳐올 죽음이 두려웠으며 어차피 그렇게 떠날 인생 열심히 살면 뭐 하나 싶어 허무했다.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었고 불안에 기력을 빼앗겨 무기력했다. 죽음에 관한 생각이 소화되지 않자 상징적인 죽음인 공포, 허무, 불안, 무기력의 증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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