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경미 ]

어느 날 자려고 누워있는데 딸아이가 엄마 옆으로 와 자리를 잡는다. 자기 전 어둠 속에서 엄마랑 대화하는 시간을 은근히 즐기는 6학년 큰 딸이다. 침대 곁으로 와 엄마 옆에 눕더니 입을 연다. “엄마, 요즘 친구들이랑 얘기를 해 보면 엄마에 대한 느낌이 다 다르더라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엄마랑은 많이 다른 느낌으로 엄마를 생각하고 있더라.” 이런 말을 하면 나도 궁금증이 발동한다.

그래서 딸아이가 생각하는 엄마는 어떤 엄마인지 물었다. “친구 같은 엄마.”라고 딸이 말했다. 딸아이의 말은 너무 행복한 말이었다. 학창 시절 앙케트 질문에 ‘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어?’라는 항목에 항상 적어 놓았던 답이 ‘친구 같은 엄마’였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나는 마냥 친구 같은 엄마는 되지 못한다. 엄한 엄마일 때가 많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게 관대하기만 한 엄마도 아니며 아이들에게 결핍도 약이라는 생각에 뭐든 호락호락해주는 엄마도 아니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는 아이들, 책임감 있고 주도적인 아이들로 크기를 원해서 마냥 받아주고 도와주는 엄마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