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선안남 ]
영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나를 놓아보고 아이들을 풀어놓으며, 불안과 걱정이 나를 완전히 소진시키고 마모시킨다는 감각을 느낀 적이 있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멍하니 그날의 걱정을 되짚어 보고 있다가 늦게 퇴근 한 남편에게 이런저런 걱정의 사유를 나열하게 되었다.
불안과 걱정은 내 안에만 혼자 돌고 돌 때는 그것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 데 일단 꺼내는 과정에서 거품과 감정의 김이 조금씩 빠지고 휘발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날 나의 걱정 목록은 길었고 때로는 이렇게 나열하면서도 어떤 뾰족한 해결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막다른 골목에 대한 감각, 절벽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늘어놓다가도 멈칫거리게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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