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혜령 ]

최근에 이직을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퇴근길에 기분이 싱숭생숭하여 서점에 가려는데, 책을 추천해달라는 것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의 그녀는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꽤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했다. 떠오르는 대로 세 권의 책을 불러주었지만 나는 그 책들이 몇 페이지 넘어가지 못할 거란 것을 안다. 사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책 자체가 아니라 마음의 평안을 위한 작은 조치다. 이를테면 서점에서 책 한 권을 손에 꼭 쥐고 나오기, 혹은 고민이 많아지는 한밤중 침대에 반쯤 누워 책장을 뒤적거리기. 마치 아이가 자기 전에 보드라운 이불 끝을 만지작거리다 잠들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