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주된 정체성은 ‘과학적 방법’에 있습니다. 근대 심리학이 시작된 해를, 분트가 심리학 실험실을 만든 1879년으로 잡는 이유가 여기 있지요.

사실 '인간과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은 많습니다. 고대 철학으로부터 인류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등등 근대에 나타난 거의 모든 학문들의 목적은 인간 연구입니다. 이들이 각각 다른 학문으로 분화된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의 인간 행동'에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서죠.

인류학은 특정 문화의 사람들의 행동에, 사회학은 사회와 인간행동의 관계에, 정치학은 정치라는 상황에서의 인간행동에..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심리학은 '방법론'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려 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