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없다
20대 때 이야기다. 어느 날 오빠가 '마음수련 기치료'라는 곳에 다녀오더니 자신은 아빠를 다 용서했다며, 너도 아빠를 용서하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 부처 같은 얼굴을 하고 말했다. 나는 그 순간 한마디로 열폭했다.
어떻게 그래?! 나는 그럴 수 없어! 나는 내 뼈에 하나하나 다 각인이 되어 있어서, 그 모든 기억들을 하나도 잊을 수 없어! 모두가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어떻게 잊어! 어떻게 용서해! 편해지기 위해서 용서하라고? 차라리 영원히 불편한 채로, 영원히 기억하고 살 거야! 내가 잊어버리면, 그럼 누가 그 아픔을 기억해주는데? 그렇게 아팠던 나는, 그럼 누가 기억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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