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이승현 ]

지난 2월, 10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A씨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1393 자살예방 상담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극심한 우울증을 겪을 때마다 상담을 받으며 버티고 있던 것이다. 여성 상담원과의 통화를 요청한 A씨는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전화를 받은 남성 상담원과 30분 동안 상담을 마쳤다. 그러나 상담을 마친 후, 그녀는 낯선 번호로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자신을 상담원이라고 밝힌 그는 “이상하게 이런 감정이 없었는데 계속 마음에 맴돌아서 문자 드려요. 원래 상담사 전화번호를 노출하지 않는데 편한 친구가 되고 싶어서 오픈해요. 그냥 마음이 힘드실 때 문자도 좋고 전화도 좋습니다. 편한 친구 하실래요?” 라며 연락을 보내왔다. 전문적으로 진행 되어야 했을 상담 치료가 여성의 번호를 얻는 목적으로 변질된 것이다. 특히, 심리 상담은 목표를 가지고 맺는 치료적 관계이다. 때문에 상담사의 전화번호는 내담자에게 오픈 되지 않아야 하는데, 이 경우 상담사 본인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상담 윤리를 무시한 것이다. 이는 심리 상담 원칙의 문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불안한 내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안이다. 자살예방 상담 센터 관계자는 문제를 일으킨 상담원이 인원 부족으로 임시로 투입된 자원봉사자라고 밝혔다. 심적인 고통이 강해서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 찾는 곳이 자살예방 상담 센터인데 경력 부족과 인원부족으로 내담자들과의 내밀한 상담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