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심리학부 허태균 교수는 2015년 『어쩌다 한국인』이라는 저서를 출판했다. 그 제목도 파격적이지만 그 내용도 제목 못지않게 파격적이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은 지금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단정한다.

사춘기는 소위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대' 혹은 '이유 없는 반항(反抗)의 시대'라고 명명되고 있다. 하지만 사춘기 또는 청소년기의 특징을 잘 이해하면 '질풍노도'가 '이유 없는 반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기는 말 그대로 '(청)소년'과 '청(소)년'이 함께 공존하는 시기다. 즉, 어린이(소년)와 어른(청년)의 두 시기의 특성이 함께 섞여 있다. 마치 지진처럼, 두 마음의 판이 충돌하면서 기존의 질서가 파괴되고 큰 갈등의 에너지가 발생한다. 한 사람 안에 어린이와 어른이 공존하니 자신도 갈등이 많을 뿐만 아니라(질풍노도), 주위 사람들도 그 행동을 예측할 수 없어서(이유 없는 반항) 당황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