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벼락부자'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었다. 새로운 단어가 생기거나 특정 단어가 자주 회자되는 것은 시대상의 반영(反映)일 것이다. '벼락'이 매우 빠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니 '벼락부자'는 주식이 급등하거나 복권이 당첨되어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아마도 '벼락부자'의 반대말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벼락거지'는 문자 그대로는 갑자기 거지가 되었다는 뜻이다.

요즘의 '벼락거지'는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자조적으로 부르는 신조어다. 실제로 거지라기보다는 순진하고 성실하게 월급만 모으고 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하고,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 현상을 자조적으로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