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 시절의 기억들

아주 어린 시절, 나의 할머니댁은 충청도의 농사짓는 시골이었다. 한가한 농촌 저녁이 되면 가끔씩 마을회관의 확성기에서 구수하고 느릿한 전형적인 충청도 사투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OO이 아부지~ 서울에서 아들 전화왔슈~’ 확성기의 마이크 테스팅 소리가 나면 혹시라도 서울에 사는 우리 아들 전화 왔다는 얘기가 아닐까 해서 온 마을사람들이 귀를 쫑긋하던 시절이었다. 기분 좋게 당첨(?)된 집은 얼른 자전거를 타고 냅다 마을회관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나서는 당시 마을회관에만 한대씩 있던 좌석식 전화기(이름도 몰랐는데, 검색 후 아래 사이트에서 알게 되었음^^)의 손잡이를 돌려 교환원과 연결을 해서 통화를 했던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