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백두한양아파트 화재 현장. 아파트 4가구가 불에 타 시커멓게 변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난로와 그 근처에 있던 가연성 공사 자재들이 화재 발생이나 확산에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이영선 기자)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 화재로 4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이 어제(2일)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난로와 그 근처에 있던 가연성 공사 자재들이 화재 발생이나 확산에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37분께 일어난 불은 15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4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 6명은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2층 집에는 인부 5명이 섀시 교체작업 중 폭발음과 함께 일어났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0대 남성과 타이인 30대 남성이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12층에서 난 불은 윗층과 옆집으로 옮겨 붙었고 대피하던 이웃 주민3명이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지나쳐 권상기실(엘리베이터의 도르래 등 부속 기계가 있는 공간)까지 갔다가 연기에 질식해 여성2명이 숨졌다.나머지1명은 위중한 상태다.불은30여분만인5시11분께 꺼졌지만,순식간에4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전기난로와 건축자재인 폴리우레탄폼,시너 등 가연성 물질이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우레탄폼은 통상 보온이나 방음 및 방수에 뛰어나 건설 현장에서 자주 쓰이지만 불에 매우 취약해서 대형 화재 사고 때마다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경찰 관계자는 유리창문 교체 작업 중 추운 날씨로 창문을 닫고 전기난로를 켜놓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중 난로가 폭발하면서 우레탄 연소로 이어졌고 유독가스가 발생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오전 화재가 난 아파트 바로 앞 쉼터에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추모장소가 마련됐다. (사진=이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