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3시경 화평동 냉면거리가 한산하다. 오랜 세월을 담은 간판들과 외관이 많이 노후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유진 기자)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는 1970년대 중반에 형성된 골목이다. 초반에는 주변 공장 노동자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알아주고 배를 채워주기 위해 푸짐하게 담아주기 시작하면서 냉면 그릇이 세숫대야처럼 커진 곳으로 유명하다. 저렴하고 맛좋은 냉면으로 시원한 한 끼를 대접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 한때 미디어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4일 오후 3시경 인천시 동구 화평동 냉면 거리는 한산했다. 번성하던 시절과는 달리 몇몇 냉면집은 문을 닫았고, 오랜 세월을 담은 간판들과 외관은 많이 노후된 모습이였다.

25년 동안 화평동 냉면거리에서 장사를 했다는 A씨는 “냉면거리는 98년도쯤 방송에 나간 후부터 인기가 많아졌다”라며 “냉면집이 13곳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11곳 정도만 남아있다. 여름에는 손님들이 많이 찾지만, 비수기인 겨울에는 아무래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인해 장사가 이전만큼 잘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특화거리로서 화평동 냉면거리가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엔 A씨는 “아무래도 거리가 오래되다 보니 간판들이 많이 노후됐다. 교체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라며 “가로등도 너무 뜬문뜨문있어 해가 지고 나면 길거리가 너무 깜깜하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또 다른 냉면집을 운영하는 B씨는 “냉면집이 몇 군데 없다 보니 여기는 상인회가 없다. 5년전에 사라졌다”라며 “특화 거리로서 광고나 홍보라던지 간판교체, 가로등 설치, 담쟁이 넝쿨 정리 등 관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특화 거리로서 노후 된 간판이나 가로등 추가 설치 등을 원하고 있었다.

동구 “상인들이 간판 교체 등 지원 원하는지 몰라···계획에도 없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4일 오후 3시경 화평동 냉면거리가 한산하다. (사진=이유진 기자)

화평동 냉면 거리 상인들이 간판 교체와 가로등 설치 등을 원하는 부분에 답변을 받기 위해 담당 기관인 동구청에 문의를 해봤다.

동구청 도시경관과 관계자는 “상인들이 간판 교체를 원하시는 부분에 대해 들은 게 없다. 몰랐다. 그렇기에 계획에도 없었다”라며 “하지만 간판 교체는 원래 시장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체사업과 관련해 계획이 내려오면 구간을 올려서 예산을 배정하지만, 내년도에는 이미 잡힌 계획이 따로 있다. 그리고 한두 군데에서 원한다고 바로 교체를 하긴 어렵다”면서 “하지만 상인분들이 원하신다고 말씀하셨으니, 메모는 해놓겠다”고 말했다.

동구청 건설과도로 관계자는 “원래 냉면거리 내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하려 했었는데 철도부지근처여서 협의가 잘 안됐다”라며 “현재 규정에 맞게 관리를 하고 있지만, 상인분들이 원하시면 추가로 설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냉면거리에는 건물 내에 보완등을 설치하는 것이 맞는데, 임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나 상가 주인에게 먼저 동의를 얻어야 설치가 가능하다”라며 “하지만 건물 내 설치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만약 건물이나 상가주인분들이 설치를 반대할 경우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는 1970년대 중반에 형성된 골목이다. 현재는 음식점 11곳이 화평동 냉면 거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화평동 냉면거리 거리 입구. (사진=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