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신동진 ]
우리 집 화장실은 늘 깨끗했다. 혼자 살기 전까지는 물곰팡이를 본적이 없었다. 수건은 당연히 늘 채워져있는 줄 알았다. 주말이면 락스 청소를 하느라 한두시간은 화장실을 못 썼다. 세면대가 늘 반짝였다. 남자 셋이 사는 집이었지만 변기에 소변 튄 자국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집의 다른 방도 늘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었다. 아침에 잠을 덜 깬 채로 이불을 엉망으로 해두고 가도 집에 돌아오면 침대가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책상도 지우개똥 하나 없이 깔끔했다. 책도 가지런히 꽂혀있었다. 집을 어지럽혀도 어머니께서 늘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셨다. 어떤 물건을 찾고 싶으면 고민하지 않고 늘 있는 곳에서 찾으면 됐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었다. 집에 있으면 마음이 평온했고 나는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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