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4주간 금요일(2023.12.1.) : 다니 7,2ㄴ-14; 루카 21,29-33

오늘 독서인 다니엘 예언서 7장에 나오는 환시는 기원 전 6세기경 바빌론 유배 시절부터 기원 전 3세기경까지 근 3백 년간 이스라엘을 지배한 세력들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한 눈에 본 것입니다. 이 역사는 지중해를 가리키는 듯한 ‘큰 바다’에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혼돈의 역사입니다. 이 나라들이 네 마리 짐승으로 묘사되는 이유는 그들이 하느님과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악한 세력이었기 때문입니다.

독수리의 날개를 갖춘 사자로 묘사된 첫 번째 짐승은 바빌론 제국의 위세를 상징합니다. 난폭하여 주변 약소국들을 차례로 정복한 바빌론은 7년 동안 하느님의 벌을 받고 나서는 겸손해 져서, 독수리의 날개가 뽑히고 사람처럼 걸어 다니며 지성과 의지를 나타내는 사람의 마음을 얻게 됩니다. 이 시기를 경험한 유다인들이 조상들로부터 내려오던 전승을 기록할 때 인간의 교만을 상징하는 탑의 이름을 바벨탑이라고 지었던 사연이나 종내는 그 탑을 짓는 데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각지로 흩어졌다는 이야기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