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은 23일 기증받은 독립운동가 경암(敬菴) 곽한소(郭漢紹, 1882~1927) 관련 자료들 중 중요자료 10점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곽한소는 저명한 유학자이자 의병장 최익현(崔益鉉, 1833~1907)이 만년에 거둔 대표적인 제자로 스승을 도와 의병운동에 참여했다. 곽한소 선생은 스승 최익현이 대마도에서 순국한 고향에서 장례를 치르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는 스승 최익현 문집 간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스승의 유업을 계승한 제자이다. 평생 스승을 추모하며 투철한 항일정신으로 무장한 삶을 살며 최익현이 역사의 거인으로 남게 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 자신은 역사적인 조명을 받지 못한 채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스승 최익현과 제자 곽한소의 사제관계와 나라를 지키려는 항심(恒心)을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대마도에 유폐된 최익현은 곽한소에게 적국에서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있는 신세를 한탄하며 조물주의 처분을 기다린다는 편지를 보냈다. `최익현이 대마도 감옥에서 곽한소에게 보낸 안부 편지`를 통해 죽음을 앞두고 느꼈을 비분과 사제지간의 정을 엿볼 수 있다.
최익현이 대마도에서 순국한 후 유해가 본국으로 운구 되는 과정의 상장례를 기록한 `면암선생반구일기(勉菴先生返柩日記)`와 `면암선생양례일기勉菴先生襄禮日記)`는 거인의 죽음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일제의 불안과 당대인의 반향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자료이다.
또한 제자들이 올린 제문 `제면암선생문(祭勉菴先生文)`과 항일투쟁을 하던 당대 저명한 유학자들의 제문 `면암선생제문초선(勉菴先生祭文抄選)` 등을 통해 최익현의 위상 등을 느낄 수 있다.
그밖에 `화서선생문인록(華西先生文人錄)`과 `사우종유록(師友從遊錄)` 등은 항일운동에 앞장 선 화서학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소개되는 자료 중에서 1908년 간행된 최익현의 문집 `(勉菴集)` 초간본은 당시 300부를 간행하였으나, 항일 내용으로 인해 일제에 의해 강제로 압수, 훼판 되어 오늘날 50부 가량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곽한소는 `면암집` 한 부를 비밀리에 소장하여 일제의 감시를 피하고 보존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곽한소 어머니의 역할도 컸다. 이와 관련된 사실이 그의 어머니를 행적을 기록한 `선비유인전의이씨가장(先妣孺人全義李氏家狀)`에 실려 있어 역사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들 속에 담겨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오늘 1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스승 최익현 선생의 후손과 제자 곽한소 선생의 후손이 한 자리에 모여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으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쳤던 최익현·곽한소 사제의 정신적 유산이 시공간을 넘어 후손들에게 지금까지 끊임없이 계승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향후 독립기념관의 연구·교육·전시 등에 두루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로그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