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숙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의 제목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이고 2부는 영화제목과 같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이다. 1부에서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는 수원에 갔다가 화가 윤희정(김민희)를 만나 애정 관계로 발전하려다 유부남임을 들켜 관계가 끝난다. 2부는 1부의 일종의 평행세계이다. 같은 장소, 같은 배우, 모든 것들이 같은 상황에서 전개되고 같은 결말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차이는 춘수가 희정에게 했던 말이다. 1부와 달리 춘수는 유부남임을 밝히고 그럼에도 윤희정과 연애 관계로 발전한다.

영화가 표현하고자 한 의도가 별개로, 제목과 달리 사실만을 보자면 그때도, 지금도 틀리다. 둘 다 부정한 행동이다. 잘못된 사실을 그럴듯한 언어와 논리로 포장한다고 해도 ‘틀렸다’는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합리화되고 미화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