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씩 도슨트 봉사를 하고 있는 금아 피천득기념관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찾아온다. 다섯 살 내외의 유치원 아이로부터 고령의 노인까지 남녀노소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방문이다. 홍보의 부족으로 아직 그런 데가 있는 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에 왔다가 덤으로 구경을 하고 가는 사람들도 꽤 된다. 그런데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꼼꼼히 둘러보며 감명 깊게 보고 가는 이도 있고, 정말 싱겁기 그지없게 고개만 한 바퀴 휙 돌려보고 나가는 사람도 있다.

금아 선생 삶의 일대기가 기록되어 있는 연보를 찬찬히 보는 사람은 그 분이 쓰시던 물건이며, 지은 책이며, 생전에 사용하던 책상, 방, 침대까지도 유심히 보고 간다. 그런데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분명 금아 선생의 수필을 공부했을 유치원 교사나 젊은 층들이 의외로 금아 선생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 아연해 지곤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와 선생의 좌상 옆에 앉히고 고작 사진을 찍는 것으로 기념관에 와 본 것을 기념하고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