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사무실 전화가 울린다. 어떤 할아버지다. 나는 자세히 듣는다. 듣고보니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고 알아보고 공부한다면 해결될테지만 사실 내 사무분장표에는 없는 일이다.
사무실에서 가장 난감한 순간은 어려운 일을 할때가 아니다. 내 업무인지 여부가 애매한 일을 맞닥뜨린 순간이다. 사무분장표에 쓰여진 업무만이 나의 업무일까? 그 표에 문자로 나타나지 않은 업무는 나의 업무가 아닌걸까? 경계는 어디인걸까? 이런 갈등의 상황 속에서 나의 양심은 그것을 하라고 외치지만, 나의 머리는 하지 말라고 한다. 매번 그렇다. 보통 양심이 이기긴 하지만 가끔 머리가 이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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