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과 국제 분업체제를 기반으로 유연하게 돌아가던 글로벌 공급망에 분열이 발생하며 국내 산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와이어링하네스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요소수에 이어 마그네슘잉곳 등 중국에 의존하는 원자재 수급에 잇달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전선뭉치'에 불과한 '와이어링하네스'가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을 멈춰세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차이나 공급망리스크'의 시작이었다.

와이어링하네스는 자동차의 전자장치들을 연결하는 전선뭉치다.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국내 업체들은 이 부품의 생산을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공장 가동 중단과 춘절 연휴가 겹치며 와이어링하네스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국내 공장이 연이어 멈춰섰다. 이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체는 물론 철강과 화학 등 전후방산업도 피해를 입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