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참 묘한 존재다.

행복을 찾다가

오히려 불행을 맛보고,

절망 속에선

희망을 찾으려 한다.

불행하면 삶이

끝날 것처럼 말하지만

힘든 가운데에서도

기어이 위로를 건진다.

실오라기만큼의

희망도 없는 군대에서,

100km 행군을 마치고 돌아올 때

내게 위로가 된 것은

내무반의 내 침상이었다.

집도 아니고, 콜라도 아니고,

초코파이도 아니고.

단지 그저 내 침상 위

침낭 속에 들어가면

여한이 없겠다 생각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