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0월 수원에 문을 연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100번째 입양견이 탄생했다.
24일 도에 따르면,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는 도가 직접 운영하는 도심지 유기견 입양기관으로, 도우미견나눔센터(화성 소재)에서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기본교육 등을 받은 유기견을 무료로 입양할 수 있는 곳이다.
100번째 입양 주인공은 말티즈 ‘한솔이’. 한솔이는 지난해 11월 구조되어 평택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를 받다 도우미견나눔센터로 이송돼 보살핌을 받았지만, 앙상하게 마른 몸에 듬성듬성한 털, 적지 않은 나이, 슬개골 탈구라는 질환까지 가지고 있어 입양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
도심지 입양센터라면 한솔이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센터는 한솔이를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로 이송해 입양을 위한 보호를 받도록 했다.
그러다 올해 3월 한 가족이 임시보호를 신청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전○○씨 가족(서울 거주)이었다. 전 씨 가족은 올해 초에도 입양센터의 도움을 받아 입양을 전제로 한 임시보호(2주)에 참여했지만 가족 일부와 입양견의 성향이 맞지 않아 고민 끝에 입양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입양전제 임시보호는 2주간 같이 생활하며 구성원 모두 입양견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알러지 등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제도로, 센터를 찾은 많은 입양 희망 가족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 씨 가족은 한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당장 입양하기보다는 보살핌이 필요한 강아지를 돕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전 씨 가족과 한솔이의 인연이 시작됐다.
가족이 한마음으로 한솔이를 돌보며 대화도 늘고 화목해졌다. 한솔이도 이에 화답하듯 날로 건강해졌다. 보기 싫던 털은 풍성해지고, 다리에도 근육이 붙어 걸음걸이도 편해졌다.
가족의 응원이 통했던 걸까. 한솔이에게 입양신청이 들어왔다. 센터 담당자는 한솔이 입양신청 소식을 전하면서 조심스럽게 입양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한솔이가 나날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담당자도 한솔이가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 씨 가족은 더 좋은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입양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논의 끝에 가족 모두 한솔이를 입양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려견을 키워 본 경험이 없으니, 처음에는 무조건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해야지 생각했는데 임시보호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사랑받아야 하는 귀한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면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한솔이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마침내 지난 11일 한솔이는 공식적인 입양절차를 거쳐 전 씨 가족의 정식 구성원이 됐다. 전 씨 가족은 한솔이에게 수술이 필요한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적금을 들기로 했다.
전 씨 가족은 “견종 특성을 고려해 입양을 결정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것 같다. ‘반려동물 입양센터’가 견종별·개체별 성격을 알려주고, 이에 맞는 대처법을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 반려견을 키워본 경험이 없는 저희 가족은 ‘입양전제 임시보호제도’가 큰 도움이었다. 정말 자신 있었는데,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는 입양 후에도 입양가족들을 대상으로 교육, 전화 및 방문 상담 등을 실시해 입양견들이 새로운 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반려견 입양을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어린 아기를 키우는 것과 같다. 영상이나 글로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면 교감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입양센터나 도우미견 나눔센터를 방문하면 보호견들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나눔을 실천할 수도 있다.
도 관계자는 “한솔이가 좋은 가족을 만나 건강도 되찾고 행복도 되찾을 수 있었다”며 “반려견 입양을 희망하는 가족은 언제든지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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