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적리의 가을 빛 32x57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

어느 누구나 태어나고 자란 고향은 있기 마련이다. ‘고향’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강하게 주는 말이지만, 정작 고향에 대해 정의를 하라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고향이란 자신의 과거가 있는 곳이고 정든 곳이며, 일정한 형태로 내게 형성된 하나의 세계이다. 고향은 공간, 시간, 마음이라는 세 요소가 불가분의 관계로 굳어진 복합된 곳이라서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 비중이나 우열을 논할 수는 없다. 살았던 장소와 오래 살았다는 긴 시간과 잊혀지지 않는 정을 분리시킬 수 없다. 따라서 고향은 구체적으로 객관적으로 어느 고을 어떤 지점을 제시할 수도 있고, 언제부터 어느 때까지 살았다는 시간을 제시할 수 있으면서도,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각인각색으로 모습을 달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