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리의 겨울 53x33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

축복의 땅 부안 변산반도는 산과 바다와 들이 하나다. 고개 들면 내변산의 수려한 산봉우리가 우뚝하고, 몸을 돌리면 외변산의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고향은 산과 바다와 들판의 조화가 절묘한 땅이다.

변산반도에는 역사 유적, 고찰, 호수, 기암절벽, 해수욕장, 갯벌, 계곡, 폭포, 영화 세트장, 포구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산재해 있고 특히 청림마을처럼 산에 둘러싸여 아늑하고 포근한 외가 같은 풍경들이 곳곳에 많다. 서해안의 어느 풍경보다도 내변산에 위치한 마을들은 풍성한 여정을 나에게 안겨준다. 슬레이트 지붕 위에도 눈송이가 사뿐히 내려앉고, 밤새 내린 논과 밭에도 하얀색 이불을 뒤집어썼다. 눈 내리는 밤, 쌓이는 눈을 밟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생각도 아름답고, 달콤한 추억이 담긴 구수한 서정시가 생각나는 청림마을의 설경 풍경을 보지 않고는 감히 말할 수 없는 아름다운풍경이다. 마치 흑백사진 같은 모노톤 풍경이 겨울의 정취가 돋보이게 한다. 이미 나이가 들어 있어도 역시 그리운 것은 철없이 신죽평야의 논을 뛰놀던 어린 시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