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벼농사는 홍수와 가뭄이 좌우한다. 농사 잘 지으려면 물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개인보다 공동으로 하는 게 낫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밀농사나 목축과 다르다. 아시아문명권의 정착농경은 이러한 공동체적 노력의 과정이다. 예로부터 벼농사는 물관리 농업토목을 포함해서 조직적인 공동노동에 의해서만 농사가 지속될 수 있었다.
농지이자 토지는 공동의 노동에 의해서 가치가 성립되는 존재라는 것. 이런 공동체의 크기가 커지면서 관개수로와 같은 대규모 공사 조직을 지휘하는 왕의 권력이 성립되고, 왕토사상도 확립되었다. 왕토사상은 왕 개인의 사유지란 뜻이 아니라, 백성이 권력을 위임한 왕권으로 상징되는 국가의 땅이라는 생각이다. 곧 모두의 토지라는 말이다. 공자가 평생을 옆에 끼고 읊조리던 시경(詩經)에는 동아시아 문명권의 토지관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구절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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