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5월 정의기억연대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수요집회를 열고 있다. (서남투데이 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 김정곤)는 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행위가 합법적이라 보기 어렵고 계획적, 조직적으로 자행된 반인도적 행위로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했다”며 “특별한 제한이 없는 한 ‘국가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증거와 각종 자료, 변론 취지를 종합하면 일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피해자들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나 일본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고 했다.

이로써 피해 할머니들은 지난 2016년 정식 재판이 넘겨진 이후 5년 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판결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 할머니 등은 지난 2013년 8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사람당 1억원씩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조정 절차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12월 정식재판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