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존적 상황!? “자살 신드롬”

몇 해 전 가난에 쪼들리고 병에 시달리며 버텨오던 서울 송파의 세 모녀가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미안하다”는 유서와 함께 집세를 남겨놓았다는 사실이 남아있는 사람들을 퀭한 먹먹함에 빠지게 했다. 이를 본받기라도 하듯이 뒤이어 경기 광주에서 엄마가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모자가 죽고 딸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화곡동에서는 간암을 앓던 택시기사가 아내와 함께 동반자살을 했다. 동두천에서도 생활고를 못 견뎌 30대 엄마가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이 모든 사건이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났다는 것이 우리 모두를 경악케 한다.

우리나라는 진작부터 ‘자살공화국’이라는 자조어린 자책을 해왔다. 15년째 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2017년에는 인구 270만 명 규모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가 1등을 했다. 그때도 우리는 2위를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8년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청소년과 노인 자살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제 신병과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단위 동반자살까지 수치를 증가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