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 서재 책상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면 남산 N타워가 보인다. 새벽이면 눈 부시게 해가 떠오르는 동쪽 방향에 남산이 있다. 남산은 변함없이 그곳에 있지만 늘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산이다. 남산 봉우리에 있는 뾰죽한 송신탑은 언제라도 오라고 손짓을 한다.

마침 오전 일과를 마치고 만난 친구가 남산에 가을 단풍 보러 가자고 하기에 살살 걷기 좋은 산길에 들었다. 어릴 때 뛰어놀기도 했지만 벚꽃 필 때와 단풍 들 때면 가는 곳이라 익숙하고 반가운 곳이다. 남산에 올라 갈 때는 주로 장충동 국립극장을 지나가거나 충무로 쪽에서 올라가고, 내려 올 때는 회현동이나 후암동 길로 방향을 잡는다. 인적 없는 산길도 좋지만 오래된 동네의 골목이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북쪽 능선을 내려다보고 남산 도서관 쪽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