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간 하루 한 끼만 먹고, 자동차를 타지 않으며 두 다리로 생활한 사람이 있다. ‘칠성판’이라고 하는 죽음의 널판자에서 자고, 먹고, 읽고, 사색하고 사람들을 맞으며 생활하다가 밤이 되면 다시 칠성판에 누우면서 “이제 나는 우주와 하나가 된다” 라며 죽음을 맞이한 사람. 그가 바로 “식사(食事)는 장사(葬事)다”라고 설파하면서 인류의 모든 문제는 식(食)과 색(色)에 달려 있다고 외친 다석(多夕) 류영모(柳永模)(1890~1981)이다. 다석은 지구 위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더불어 살 수 있는 삶의 원칙을 찾는 데 일생을 바친 사상가다. 그의 주장대로 산다면 21세기 인류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의 삶처럼 하루 한 끼니만 먹고 걸어 다니면서 살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의 정신과 가르침에서 암울한 이 시대를 헤쳐 나갈 삶의 지표를 발견할 수 있다.

생명(生命)에 관한 두 가지 시선

보통 생명을 이야기할 때 학자들이 필수적인 요소로 들고 있는 것이 영양섭취[신진대사]와 자기복제[생식작용]이다.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생명체란 없다. 개체생명보존을 위해서 영양섭취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생명이 ‘낱생명’일 뿐이라면 생명의 사건은 진작 끝났을 것이다. 낱생명은 태어남과 죽음으로 테두리 쳐진 유한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낱생명은 살아 있는 동안 자기와 비슷한 후손들을 생산해내서 생명의 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쓴다. 종족생명보존을 위해서 짝짓기를 통한 생식작용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영양섭취[식(食)]와 생식활동[색(色)]을 배제하고 생명을 이야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