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신학 나눔의 새로운 길을 찾아 ‘사건과 신학’이라는 표제로 다양한 형식의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매달, 이 사회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건 가운데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신학 이야기를 나누는 ‘사건과 신학’. 이번 주제는 ‘팬데믹스: 파국의 징후들’입니다. - 편집자 주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하자 미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방역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충돌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을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 방역을 위한 봉쇄정책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들이 뉴스를 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방역조치들을 완화했고 그것이 시발점이 되었는지 미국은 연속된 확진자의 폭발로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다. 마스크를 의무화하는 것이 지나친 방역조치라는 의견들이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무서운 전염성은 교육과 계도보다는 정부 중심의 신속한 방역 정책 아래에서 더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부수적 작용은 신자유주의 논리의 급속한 쇄락이다.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코로나19가 만들어내는 변수들에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개인의 선택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정부는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했다. 이에 반해 방역을 강조하는 국가들에게 지켜야 할 자유란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었다. 미국과 같이 의료보험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불안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전국민의료 보험을 의무화 했듯이 방역의 의무화는 전염의 위험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공공의료 시스템이 살아있는 국가들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