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이며 익어가는 벼를 바라보는 농민들에게 추석 명절 가을은 가장 풍요롭고 반가운 계절이다. 나 또한 농업 기반을 정비하고 농지은행사업을 하며 농업인들과 함께 30년 넘는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 황금빛으로 물드는 들녘을 바라보며 벅차오름을 느낀다.

하지만 한없이 감상에만 젖어 있을 수는 없다. 현장에서 만나는 농업인들의 수많은 애로사항을 접할 때면 녹록지 않은 농촌 현실에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고령 농업인의 불안정한 노후생활도 그중 하나이다. 한평생 농업에 매진하느라 연금 등 노후생활 준비가 부족한 농업인들이 고령이나 질병 등을 이유로 영농활동을 중단하면 생활비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