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의 ‘할머니의 유모차’라는 시를 읽은 적이 있다. ‘할머니가 유모차를 밀고 가고 있다. 허리 굽은 할머니가 아기도 젖병도 없이 손가방 하나 달랑 태우고 가고 있다. 이 유모차를 타던 아기는 올 봄에 벌써 1학년이 되었다. 아기 손목이 굵어지는 동안 할머니 손등은 더 쪼글쪼글해지고 아기 종아리가 통통해지는 동안 할머니의 키는 더 작아졌다. 오늘은 유모차가 할머니를 모시고 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장승명 고흥경찰서장(사진제공/고흥경찰서)

도심 한 구석이든 시골이든 아기도 없는 낡은 유모차에 폐지나 짐을 싣고 다니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한번쯤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아이러니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