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 발생 후 열흘 남짓한 11월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에게 정부의 수습과 대응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유권자 열에 일곱(70%)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고, 두 명(20%)만 `적절하다`고 봤으며 나머지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부의 사태 수습·대응 `적절하다` 20%, `적절하지 않다` 70%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며, 국민의힘 지지층과 성향 보수층도 절반가량은 정부의 사태 수습과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에게서만 유일하게 `적절` 의견이 50%를 웃돌았다.
이번 일은 많은 젊은이가 희생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에 비견된다. 당시 열흘 넘게 경과를 지켜본 우리 국민은 정부의 수습과 대응에 대해 82%가 부적절하다고 봤고, 박 전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에게서도 그 비율이 69%에 달했다.
정부 대응 적절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204명, 자유응답) `신속한 사후 조치`(16%), `대응 잘함/무리 없음`(15%), `대통령 솔선/노력`(12%), `애도 기간 지정/희생자 예우`, `원인·진상 파악/투명 공개`(이상 9%), `정부 문제 아닌 사고/막을 수 없었음`(7%)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응 부적절 평가자는 그 이유로(706명, 자유응답) `책임 회피/꼬리 자르기/남 탓`(20%), `늦장 대처`(17%), `무방비/사전 대응 미흡`(14%), `경찰 잘못/인력 배치 문제`(11%), `안전 시스템 부재/지휘 체계 부실`(6%), `신고·민원 묵살`(4%), `보상·지원 과다/세금 낭비`, `정부·공직자 무능/잘못`, `장례/희생자 예우 미흡`(이상 3%) 등을 언급했다.
일차적 책임 소재는 `대통령/정부`(20%), `경찰/지휘부/청장`(17%), `당사자`(14%) 순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대통령/정부`(20%), `경찰/지휘부/청장`(17%), `본인/당사자/그곳에 간 사람들`(14%), `행정안전부/장관`(8%), `용산구/구청장`(7%), `용산경찰서/서장`(5%), `전 국민/시민의식`(4%), `서울시/시장`(2%) 순으로 나타났다.
여야 지지층 간 책임 소재 인식차가 컸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당사자`(25%), `경찰/지휘부/청장`(22%), `용산경찰서/서장`(10%) 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대통령/정부`(34%), `경찰 지휘부/청장`과 `행정안전부/장관`(각각 15%)을 지목했다.
군중 압착 사고당할까 봐 `걱정된다` 73%...`매우 걱정` 고연령일수록 많아
이번 참사는 많은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군중 압착`(crowd crush) 사고로 불린다. 자신이 그런 사고를 당할까 봐 걱정되는지 물은 결과(4점 척도) `매우 걱정된다` 52%, `어느 정도 걱정된다` 21%,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16%,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8%로 나타났으며, 3%는 의견을 유보했다.
군중 압착 사고 우려감(`(매우+어느 정도) 걱정된다` 응답 비율)은 73%다. 참고로, 코로나19 본인 감염 우려감은 2020년 2월 초(국내 확산 초기) 64%, 그해 5월 초(소강기) 55%, 8월 중순(2차 확산기) 83%였고,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2021년에도 70%를 웃돌았다(→ 제456호).
군중 압착 사고가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은 고연령일수록 많다(20대 24%; 70대+ 75%). 이번 참사는 이태원에서의 핼러윈이라는 특수성으로 희생자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다.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면 신체 조건이나 체력 면에서 젊은이보다 불리한 고령자에게 더 치명적일 것이다.
자신이 군중 압착 사고당할 `가능성 있다` 55%...20~40대에서 높은 편
군중 압착 사고에 대한 우려 정도(정서적 반응)와는 별개로, 자신이 사고를 당할 가능성(인지적 판단)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물었다(4점 척도). 그 결과 사고 가능성이 `많이 있다` 25%, `어느 정도 있다` 30%, `별로 없다` 18%, `전혀 없다` 20%로 나타났으며, 7%는 의견을 유보했다.
사고 가능성 인식(`(많이+어느 정도) 있다` 응답 비율)은 고령층(60대 이상 40%대 중반)보다 20~40대(60% 내외)에서 높은 편이다. 20~40대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다중이용시설 방문 등 밀집한 곳에 자주 간다는 점에서 이해된다.
10.29 희생자 분향소 `조문 의향 있다` 64%...중장년층, 사고 우려감 클수록 많아
성인 셋 중 두 명(64%)은 이태원 희생자들을 위한 분향소가 가까운 곳에 있다면 `조문하러 갈 의향이 있다`(`이미 조문했다` 포함)고 밝혔다. 조문 의향자는 20·30대(50%대 중반)보다 50·60대(70% 내외), 군중 압착 사고 우려감이 클수록(매우 걱정 76%; 걱정 없음 40%대) 많은 편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별 합동분향소는 대부분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운영, 이태원 인근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는 현재까지 연장 운영 중이다.
사안의 성격은 각기 다르지만, 수치로 비교할 수 있는 과거 조문 의향은 2009년 2월 故 김수환 추기경 70%,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88%, 2015년 故 김영삼 전 대통령 41%였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무선(90%)·유선(1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1.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