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시민단체는 8일 부천시청 앞에서 광명서울고속도로 동부천IC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안정훈 기자)

광명서울고속도로 동부천IC를 두고 지역 주민, 사회단체와 부천시, 국토부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천시의 ‘열람 공고’에 시민단체는 주민설명회 및 공론화부터 하라며 맞섰다.

부천시가 지난달 27일 시청 홈페이지에 광명서울고속도로 동부천IC와 관련해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한 열람 공고를 게재했다. 이에 동부천IC 예정 지역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주민들과 합의 구조를 마련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라”며, 그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원상 동부천IC 반대 부천대책위원장은 8일 부천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천시의 공고를 두고 “보통 사업을 하면 (사업 지역의) 주민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코로나19를 핑계로 주민설명회도 하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공고 관련) 내용을 봐야 하는데, 저같이 동부천IC에 오래 매달려온 사람도 이 일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물며 주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서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는 건 불가능”이라고 비판했다.

김창기 까치울마을발전협의회장은 “(동부천IC가 관통할 예정인) 작동산 몇만 평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100만 부천시민, 부천시를 무슨 수로 지키겠나”라며 “우리 주민들은 (동부천IC가) 지하로 나가는 건 용인했다. 그런데 수만평의 산을 망가뜨리고, 생태를 망가뜨리고, 초등학교 앞으로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만들어 수만 대의 차가 오가게 한다면 상황은 뻔하지 않나”라고 비난했다.

최재숙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장덕천 부천시청을 향해 “장 시장 취임 초기부터 (동부천IC 관련) 면담자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국토교통부와 부천시를 향해 주민설명회 등 공론화 실시, 주민의견수렴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동부천IC는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의 부천구간인 작동사거리 인근에 설치되는 IC다. 현재 지역 주민들은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초등학교 통학로에 생기는 점 ▲부천의 허파인 작동산이 훼손되는 점 ▲수만 대의 차량이 오가며 생길 매연, 미세먼지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동부천IC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최근 부천시는 코로나19와 맞물려 ‘불통행정’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지난달 부천 수소충전소 설립 논란 때 주민설명회가 없었던 것, 부천시 소각장 광역화 때는 주민들로부터 주민 동의를 전혀 구하지 않고 진행했다는 것을 비판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최 대표와 한 위원장은 부천시의 ‘불통행정’을 지적했다. 두 사람에 의하면 시민단체는 장 시장이 지방선거 후보일 때부터 동부천IC 관련 대책을 요구했고, 지난해 3차례, 올해 3차례 등 지속적인 만남을 요청했다. 공문을 통한 면담요청도 했으나 장 시장은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이날 한 위원장은 “(수차례 면담 거부로 느낀) 결론은 장 시장은 동부천IC를 묵인, 방조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되려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